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는 KBS에서 방영한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와인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언급되어 국내에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1990년 Health 매거진에서 자크 리차드(Jacques Richard)교수가 논문을 발표하면서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는데, 프랑스인의 심장병 발병률이 낮은 것은 와인 소비량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서구 18개국에서 심장병 발병률 및 사망률을 측정한 결과, 프랑스인은 기름진 음식을 매우 많이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심장병 환자의 수가 말도 안되게 낮게 나오는 것이 기이하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그 연구 내용 중 일부입니다.

1)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인들 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일반적으로 음식을 먹는 양도 미국인 보다 많습니다.
2) 음식과 관련하여 와인을 프랑스인들은 연 평균 60리터의 레드 와인을 섭취하는 반면, 미국인은 연 평균 15리터를 마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연 평균 60리터라 함은, 1병이 일반적으로 750ml이므로, 3인이 1/3씩 나누어 마시게 되면 4번을 마셔야 1리터가 됩니다. 따라서 240번의 와인을 마셔야 연 평균 60리터를 섭취할 수 있는 것이므로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뱅드따블르 급의 테이블 와인 같은 것이 널리 보급되는 것의 장점이 아닐까요? 저렴하고도 맛있는 와인이 풍족하다니,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더 많이, 더 기름진 음식을 먹음에도 불구하고 심장병 발병률이 낮은 것은 레드 와인 때문이다 라는 것이 이른바,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입니다.

그래서 조사의 방향은 자연스럽게 와인으로 초점이 맞춰졌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1. 폴리페놀(Polyphenol)이 듬뿍 들어있는 레드 와인
레드 와인에는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 되어있고, 화이트 와인에는 이 성분이 별로 없습니다. 이 폴리페놀은 혈관을 좁히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엔도텔리나-1(Endotelina-1)이라는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이 억제 효과는 긴 시간에 걸쳐서 조금씩 나타나게 되므로, 치료보다는 예방에 큰 기여를 합니다. 레드 와인 중에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으로 만든 와인이 이 엔도텔리나-1 단백질의 생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시킵니다.

2. 리즈브라트롤(Resveratrol)도 많은 레드 와인
또한 레드 와인은 리즈브라트롤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 이 물질은 비타민 C처럼 항산화 효과를 갖고 있지만 그 효과가 20 ~ 50배에 달하며, 비타민 C와 함께 섭취하게 되면 상승 효과를 갖습니다. 그리고 리즈브라트롤은 항암 효과와 수명 연장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 리즈브라트롤은 포도나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생성하는데, 환경이 악조건일 때 많이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후가 좋은 곳 보다는 기후의 변화가 심하거나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포도에게 더 많이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포도 품종 중에는 까브레느 소비뇽과 피노 누아(Pinot Noir)에 이 리즈브라트롤이 많이 함유되어있습니다.

3.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주는 레드 와인
와인을 마시게 되면 몸에 안좋다고 알려진 콜레스테롤(LDC; 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은 낮추어 주는 반면, 몸에 좋은 콜레스트롤(HDC; 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은 증가시켜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LDC는 혈관을 막히게 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프랑스와 함께 와인을 많이 마시기로 유명한 이탈리아 역시도 심장병 환자 수가 매우 낮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두 나라 모두 1인당 일 평균 3잔의 와인을 마시고 있습니다. 그 외에 일 평균 1잔에 조금 못 미치는 스위스도 마찬가지로 심장병 발병률이 1000명당 2명으로 매우 낮은 편인데, 미국이나 핀란드와 같이 일 평균 와인 섭취량이 0.1잔에 근접한 국가들은 1000명당 발생한 심장병 환자의 수가 5명에서 11명에 이르기까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낮은 국가들은 음식 문화가 비교적 덜 기름지거나, 상대적으로 소식을 하는 국가들입니다.

이 처럼 와인, 특히 레드 와인은 심장병 발병률을 낮춰주면서도 몸에도 좋은 효과를 주는 매우 매력적인 음료입니다. 물론, 너무 많이 마신다면 알코올에 흠뻑 취해버리겠죠?

photo by Victoriano
Posted by 김동신(do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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