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urraga Merlot, 2006, Chile
Undurraga Merlot, 2006, Chile, 13.5%... 발음은 '운두라가'입니다.
메를로 품종으로 만들어진, 약간은 산도가 있어 시원한 향이 느껴지는 칠레산 와인입니다. 따듯한, 약간은 열기가 타오르는 해변에서 뛰어노는 어린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살피며 가는 푸근한 미소의 젊은 청년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열기도 잠시, 시원한 그늘로 피한 아이들은 시원한 과일을 한 입 베어뭅니다. 상큼한 기운이 아이들의 몸을 감싸돌고, 세상의 고달픔과도, 시련과도 맞닥뜨려보지 못한 아이들은 해맑게 웃으며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 와인은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해서인지 맛도 더욱 살아난 것 같습니다. 비록 와인잔은 좀 두껍고 밋밋한게 아쉬웠지만, 역시 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 와인 맛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가격: 레스토랑에서 3만원대 초반에 구입 가능합니다. 따로 샵에서 파는 것을 보진 못해서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습니다만, 마신 곳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편인걸 보면 크게 부담이 되는 와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눈: 워낙 젊은 와인이어서, 진한 검붉은 색을 갖고 있습니다. 강렬한 태양 빛이 비추는 해안가에 커다란 바위 뒤의 그늘 마냥 까만, 하지만 붉은 열의 기운이 잔잔히 녹아든 그런 그늘의 색입니다.
코: 메를로 특유의 달콤한 향과 함께 상큼한 산도가 느껴지는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음식의 다채로운 향이 어우러진 공간에서도 코를 향해 돌진해오는 이 향에는 젊음의 열기가 녹아들어있는 듯 합니다.
입: 약간의 산도가 느껴지지만 달콤함이 곧 지배해옵니다. 타닌이 많지 않아 떫은 맛이 없어 입안에서 가볍고 목넘김이 부드럽습니다. 라이트, 혹은 라이트-미디엄바디 정도의 느낌입니다. 타닌이 강하지 않고 메를로 특유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와인이어서, 음식과 함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저녁 식사와 함께 반주로 마시기에 적절한 것 같습니다. 여성 분들께도 부담스럽지 않을 부드러운 와인입니다. 하지만 그냥 마신다면 어쩌면 약간은 심심할지도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