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erskloof, Pinotage, 2006, South Africa
이 와인이 바로 친구가 소세지 맛이 난다고 했던 그 와인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온 와인이죠.
와인 바에 가서 와인을 고를 때 저는 항상 한 번이라도 마셔본 와인보다는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고르는 것이 즐겁더라구요. 그래서 정통의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고르는 경우보다 신세계 와인을 고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늘 고급 샤토의 보르도 와인을 마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맛본 와인은 이게 처음입니다. 새로운 와인 하나 고른 것 뿐인데도 마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여행을 가는 것 마냥 기분은 신나더군요.
이 와인은 포도 품종부터 다른 와인과는 많이 다릅니다. 피노타쥬 (pinotage) 라는 처음 들어보는 포도 품종이었습니다. 피노타쥬는 피노 누아 (Pinot Noir)와 쌩소 (Cinsaut) 품종을 접붙여서 새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쌩소 품종이 기르기 쉽고, 병충해에도 강하다고 하네요. 피노 누아 품종의 좋은 향기는 그대로 살리면서 더 기르기 쉬운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낸 것이지요. 피노타쥬 품종에 대해서 와인 바의 소믈리에는 "여인의 혀와 사자의 가슴"을 가진 포도라고 표현을 하더군요. 여인의 혀와 사자의 가슴이라...섬세함과 야성이 잘 조화된 와인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1. 가격
와인 바에서 2만원대 후반 - 3만원대에 마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저렴한 와인에 속합니다. 웹을 조금 찾아봤더니 슈퍼마켓 쪽에서 판매되는 와인에서는 꽤 확고 부동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저가 와인에서는 유명한 와인 인 것 같습니다.
2. 코
향은 아주 진하다고 느꼈습니다. 신선한 과일향이 복합적으로 밀려오는 듯 진한 향기를 품고 있습니다. 베이어스클루프 홈페이지에서는 과일 향과 함께 초콜렛 향도 난다고 하던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3. 입
가격, 눈, 코 모두 만족시키는 와인인데 비해서, 입 안에서는 약간 거친 것들이 많이 느껴지는 와인이었습니다. 이게 절대 부유물이 있거나, 정제가 덜 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입 안에서 혀를 굴려볼 때나 목넘김을 할 때 확실히 도회적인 세련된 느낌이 아니라 자연의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 나는 와인이라고 느꼈습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다고 하면 혹시 다르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희는 마시면서 입 안의 느낌이 약간 촌스럽다고 느꼈습니다. 아로마가 풍부하게 살아 있기는 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시골의 투박함을 가지고 있는 와인이라구요. 그런데 이게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이라는 것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게 되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와인을 다 마시고 나서 집에 와서 beyerskloof 홈페이지 에 들어가 보았더니 포도 품종, 와인 만드는 철학 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와인을 마시고 나서 마신 와인의 스토리를 알아가는 것도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